
헬스장에서 고강도 운동을 하다 보면 이런 말을 자주 듣게 됩니다.
“오늘 스쿼트 했더니 몸에 젖산이 많이 쌓였어”
“이거 젖산 때문에 그런 거니까 좀 쉬었다 하자.”
그런데 정작 “젖산이 정확히 뭔데?”라고 물으면 “운동하면 쌓이는 피로 물질” 정도로만 알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실 이 설명 자체도 정확하지 않은 오해에 가깝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젖산이 왜 생기고, 실제로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쉽게 정리해보겠습니다.
1. 젖산이란?
젖산은 우리 몸이 에너지를 만드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생기는 물질입니다.
쉽게 말하면,
에너지를 빠르게 만드는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
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공장에서 제품을 빠르게 만들어내면 생산 과정에서 여러 부산물이 생기는 것처럼, 우리 몸도 에너지를 빠르게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젖산이 만들어집니다.

다만 공장에서 나온 부산물이 무조건 버려지는 것은 아니듯, 젖산 역시 단순히 버려지는 찌꺼기가 아닙니다. 상황에 따라 다시 에너지원으로 활용될 수 있는 물질입니다.
참고로 정확히 말하면 몸속에서 주로 존재하는 형태는 ‘젖산(lactic acid)’보다는 젖산염(lactate)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젖산’이라는 표현이 널리 사용되기 때문에, 이 글에서도 이해하기 쉽게 ‘젖산’이라고 부르겠습니다.
젖산은 원래 발효된 우유에서 처음 발견되어 ‘젖(우유)의 산’이라는 의미로 이름이 붙었고, 이후 운동 중인 근육에서도 만들어진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2. 젖산은 왜 생길까?
젖산은 갑자기 뜬금없이 생기는 물질이 아니라, 우리 몸이 에너지를 만드는 과정과 깊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공장이 급한 주문을 처리할 때 부산물이 늘어나는 것
과 비슷합니다.
운동 강도가 올라가면 근육은 순간적으로 훨씬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합니다. 우리 몸은 이때 여러 에너지 대사 경로를 함께 사용해 ATP를 공급하는데, 그중 해당과정(glycolysis)은 포도당을 빠르게 분해해 ATP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피루브산(pyruvate)은 산소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상황에서는 미토콘드리아로 들어가 추가적인 에너지 생산에 이용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운동 강도가 매우 높아 에너지 요구량이 빠르게 증가하면, 피루브산의 일부가 젖산으로 전환됩니다. 이 과정은 해당과정이 계속해서 ATP를 빠르게 공급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에너지를 만드는 과정
산소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을 때
→ 피루브산이 미토콘드리아에서 추가적인 에너지 생산에 활용됨
에너지를 빠르게 공급해야 할 때
→ 피루브산의 일부가 젖산으로 전환되면서 해당과정을 계속 이어갈 수 있음
즉, 운동 강도가 높아질수록 젖산이 만들어지는 속도도 빨라질 수 있으며, 젖산의 생성 자체는 우리 몸이 에너지를 공급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3. 젖산은 무슨 역할을 할까?
젖산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다시 에너지 대사에 활용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젖산은 근육에서 만들어진 뒤 혈액을 통해 다른 조직으로 이동할 수 있고, 심장이나 다른 근육에서는 다시 에너지원으로 이용될 수 있습니다.
또한 젖산이 간으로 이동하면 포도당으로 다시 전환될 수 있는데, 이러한 순환 과정을 코리 회로(Cori cycle)라고 합니다.
젖산이 근육에서 간으로 이동하고 다시 포도당으로 전환되는 과정은 아래 자료에서 자세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
PMC — Regulation of Energy Substrate Metabolism in Endurance Exercise

쉽게 정리하면,
젖산이 만들어지는 속도가 처리되는 속도보다 빨라지면
→ 혈액과 조직에 젖산이 일시적으로 더 많이 나타나고, 높은 운동 강도를 오래 유지하기 어려워짐
젖산이 빠르게 처리되고 재활용되면
→ 다른 조직에서 에너지원으로 활용되거나 포도당으로 다시 전환되면서 에너지 대사를 이어가는 데 도움을 줌
즉, 젖산은 단순히 “치워야 하는 피로 물질”이 아니라 에너지 대사 과정에서 만들어지고 다시 활용될 수 있는 물질이라고 이해하는 것이 좋습니다.
젖산이 단순한 피로 물질이 아니라 에너지 대사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궁금하다면 아래 자료를 참고해보세요.
📎 더 알아보기: ATP란 무엇일까? 운동할 때 에너지가 만들어지는 과정
PubMed — Lactate metabolism: historical context, prior misinterpretations, and current understanding
4. 젖산은 왜 운동할 때 그렇게 오해를 많이 받을까?

젖산이 유독 오해를 많이 받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운동 중 느껴지는 감각과 자주 엮여서
고강도 운동을 할 때 근육이 화끈거리거나 타는 듯한 느낌을 받아본 적이 있을 겁니다.
이런 감각이 젖산이 많이 만들어지는 시점과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이 화끈거림 = 젖산 때문”이라는 인식이 널리 자리 잡았습니다.
하지만 운동 중 느끼는 화끈거림에는 수소이온 증가에 따른 근육의 산성화와 여러 대사산물의 변화 등 다양한 요인이 함께 영향을 줍니다.
다음 날 근육통과 자주 엮여서
운동 다음 날이나 이틀 뒤 찾아오는 근육통의 원인으로도 젖산이 자주 지목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이 역시 대표적인 오해 중 하나입니다.
그렇다면 젖산은 정말 다음 날까지 근육에 남아 있는 것인지, 그리고 우리가 흔히 말하는 “알이 배긴다”는 근육통과는 어떤 관계가 있는지는 뒤에서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5. 젖산을 알면 운동에 어떻게 도움이 될까?
앞서 살펴봤듯 젖산은 운동 강도가 높아질수록 더 빠르게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이 과정을 이해하면 운동 강도를 조절하고 지구력 훈련을 계획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몸속에서는 젖산이 만들어지는 속도와 처리되는 속도가 어느 정도 균형을 이루고 있습니다.
하지만 운동 강도가 계속 높아지면 어느 순간부터 젖산이 만들어지는 속도가 처리되는 속도를 앞서기 시작하는 지점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런 현상을 설명하는 대표적인 개념이 젖산 역치(lactate threshold)입니다.

쉽게 정리하면
젖산 역치보다 낮은 강도로 운동하면
→ 젖산을 비교적 안정적으로 처리하면서 운동을 오래 지속하기 쉬움
젖산 역치 부근이나 이를 넘는 강도로 운동하면
→ 젖산의 생성과 축적이 더 빠르게 증가하면서 높은 운동 강도를 오래 유지하기 어려워짐
이런 원리를 활용하는 대표적인 훈련 방법이 인터벌 트레이닝입니다.
예를 들어 짧은 시간 동안 높은 강도로 운동한 뒤 낮은 강도로 회복하는 과정을 반복하면, 높은 운동 강도를 견디는 능력과 함께 젖산을 처리하고 활용하는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운동을 완전히 멈추기보다 가볍게 걷거나 움직이는 활동적 회복(active recovery)을 실시하면 혈액과 근육의 젖산 제거가 더 빨라질 수 있습니다.
즉,
“젖산 = 무조건 피해야 할 것”이라기보다, 젖산이 만들어지고 처리되는 과정을 이해하고 훈련에 활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운동 강도가 높아질수록 산소를 이용한 에너지 생산과 호흡의 부담도 함께 커집니다. 운동할 때 산소가 어떤 역할을 하고, 왜 숨이 차는지 궁금하다면 [운동할 때 숨이 차는 이유와 산소의 역할]에서 자세히 알아볼 수 있습니다.
6. 젖산, 이렇게 정리하면 쉽습니다
| 구분 | 흔한 오해 | 실제로는 |
|---|---|---|
| 운동 중 화끈거림 | 젖산 때문에 타는 듯한 느낌이 든다 | 수소이온 증가와 여러 대사산물의 변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 |
| 운동 후 근육통 | 젖산이 안 빠져서 근육통이 생긴다 | 젖산은 운동 후 비교적 빠르게 감소하며, 근육통은 다른 원인으로 발생 |
| 젖산의 역할 | 그냥 버려지는 피로 물질이다 | 다른 조직에서 에너지원으로 사용되거나 포도당으로 전환될 수 있음 |
| 젖산 역치 | 젖산이 생기면 운동을 멈춰야 한다 | 생성 속도가 처리 속도를 넘어서는 운동 강도를 이해하는 지표로 활용 가능 |
쉽게 기억하면,
젖산 = 에너지를 빠르게 공급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물질
버려지는 게 아니라, 상황에 따라 다시 에너지원으로 활용될 수 있음
입니다.
7. 운동 후 알배기는 근육통도 젖산과 관련 있을까?
운동을 하고 하루나 이틀 뒤에 찾아오는 근육통을 흔히 “알이 배겼다”고 표현합니다.
이때 많은 사람들이 “젖산이 아직 안 빠져서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젖산은 운동을 마치면 빠르게 처리되기 시작하며, 하루나 이틀 뒤까지 남아 있는 젖산이 근육통을 일으키는 것은 아닙니다.
운동 후 며칠 동안 이어지는 근육통은 흔히 지연성 근육통(DOMS, delayed onset muscle soreness)이라고 부릅니다.

특히 익숙하지 않은 운동이나 새로운 동작, 강한 운동을 실시한 뒤에는 근육과 주변 조직에 가해진 자극에 대한 회복 과정에서 통증과 뻐근함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즉, 운동 다음 날의 근육통을 젖산이 남아 있어서 생기는 현상으로 보는 것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근육통이 있다고 해서 “젖산이 안 빠졌다”고 단정하기보다는, 운동으로 인한 자극에 몸이 적응하고 회복하는 과정으로 이해하는 것이 더 정확합니다.
가벼운 근육통은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좋아지는 경우가 많지만, 통증이 매우 심하거나 오래 지속되거나 심한 붓기, 열감, 근력 저하 등이 동반된다면 전문가의 진료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운동 후 근육통과 젖산의 관계가 궁금하다면 아래 자료를 참고해보세요.
Cleveland Clinic — Lactic Acid
요약
젖산은 우리 몸이 에너지를 빠르게 공급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물질입니다.
운동 강도가 높아지면 해당과정이 활발해지고,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피루브산의 일부가 젖산으로 전환될 수 있습니다.
젖산은 단순히 버려지는 피로 물질이 아니라 다른 조직에서 에너지원으로 활용되거나 간에서 포도당으로 다시 전환될 수 있는 물질입니다.
또한 운동 중 느끼는 화끈거림이나 다음 날 나타나는 근육통을 모두 젖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젖산을 “없애야 하는 나쁜 물질”로 보기보다는, 운동 중 에너지를 공급하고 운동 강도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대사 과정의 일부로 이해하는 것이 좋습니다.
✅TOVON의 한마디
젖산 = 에너지를 빠르게 공급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지고, 상황에 따라 다시 에너지원으로 활용될 수 있는 물질

